영화음악 / 뉴 할리우드 · 1976
Taxi Driver
버나드 허먼
이 음반을 듣는 이유
매혹적인 색소폰과 위협적인 관현악을 교차시키며, 도시를 바라보는 불안정한 시선을 음악의 구성으로 만든다.
음악과 함께 읽기
수록곡 · 미리 듣기
앨범 이야기
영화 속 음악, 음악으로 듣는 영화
《Taxi Driver》의 색소폰만 기억한다면 이 음악의 절반을 놓치게 된다. 매끄러운 선율 주변에는 낮은 금관과 타악기의 거친 움직임이 있고, 그 두 재료는 쉽게 화해하지 않는다.
버나드 허먼이 남긴 마지막 영화음악으로, 녹음은 1975년 말에 이루어졌고 영화는 1976년에 공개되었다. 여기서는 원래 LP 한 장을 그대로 듣는 대신 아리스타의 18곡 확장 프로그램을 따른다. 앞의 11트랙은 영화용 스코어이며, 뒤에는 앨범용 버전과 데이비드 블룸이 편곡·지휘한 해석이 이어진다. 같은 주제라도 이 경계를 넘으면 연주자와 음악의 목적이 달라진다. 첫 부분의 색소폰은 로니 랭, 블룸 편곡의 독주는 톰 스콧이다.
선율의 매혹과 반복의 압력
허먼은 아름다운 주제를 불길한 장면에 단순히 덧붙이지 않는다. 색소폰이 길게 휘어지는 구간과 저음 악기들이 짧은 형태를 되풀이하는 구간을 맞부딪쳐, 한 도시가 서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게 한다. 재즈의 친숙한 악기 소리가 나온다고 해서 전체를 편안한 재즈 음반으로 들을 수 없는 이유다. 하프와 드럼 역시 장식을 넘어 전환의 질감을 만든다. 선율이 돌아올 때에는 그 직전에 어떤 덩어리의 소리가 놓였는지 함께 살피면 대비가 더 분명해진다.
긴 제목 안에 이어지는 장면들
다섯 번째와 일곱 번째 트랙에는 여러 큐의 제목이 나란히 붙어 있다. 하나의 곡이 같은 박자를 유지하며 커지는 방식보다, 장면을 위해 마련된 조각들이 연속해서 방향을 바꾸는 방식에 가깝다. 제목 목록을 줄거리 암기용으로 삼기보다 음악이 어느 대목에서 새 재료로 넘어가는지 짚는 안내로 쓰면 좋다. 열 번째 트랙의 사건과 그 이후를 한 묶음으로 둔 구성도, 격렬함 자체보다 그 앞뒤의 관계를 들으라는 단서가 된다.
주인공의 시선과 음반의 끝
이 음악의 강렬함을 주인공의 폭력에 대한 찬성으로 읽을 필요는 없다. 매혹과 위협을 동시에 놓는 방식은 그의 시선에 거리를 둘 여지를 만든다. 12번의 대사가 들어간 앨범 버전에서는 말이 음악의 의미를 더 직접적으로 묶지만, 그 뒤의 편곡들은 주제를 별도의 감상곡으로 다시 제시한다. 먼저 11번에서 영화 스코어의 흐름을 마무리하고 나머지를 비교해 보자. 그러면 마지막 주제의 재현도 영화 속 결말과 똑같은 기능을 한다고 성급히 단정하지 않게 된다.
곡으로 읽는 앨범
1–11번을 먼저 이어 듣고, 12–13번 앨범 버전과 14–18번 추가 편곡을 나누어 비교한다.
다른 관점으로 들어보기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먼저 음악만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를 느껴보세요. 영화를 본 뒤에는 같은 선율이 장면마다 어떻게 달리 들리는지 비교해 보세요. 수록 순서는 영화의 장면 순서와 다를 수 있습니다.
Taxi Driver (Main Title)
짧은 첫 트랙은 이 음반의 두 재료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입구다. 색소폰 선율만 따라가기보다 그 선율을 둘러싼 관현악의 질감이 얼마나 다른지 들어 보자. 독주가 부드럽게 이어지는 감각과 저음 및 타악기의 무게가 같은 정서를 설명하지 않기에, 화면 없이도 음악이 한 방향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영화용 녹음의 독주는 로니 랭이며 뒤쪽의 톰 스콧 편곡과 구별해야 한다. 주제가 익숙하다면 오히려 독주가 나오기 전후의 재료에 주의를 돌려 보는 편이 좋다. 처음부터 끝까지 낭만적인 야경을 묘사한다고 단정하면 이 대비를 놓치기 쉽다. 두 번째 추천곡의 더 거친 성격과 비교할 때도 선율의 유무뿐 아니라 음이 뭉치는 방식이 달라지는지 살펴볼 수 있다.
참고 자료 · mfiles: score and additional interpretations personnelThe .44 Magnum Is a Monster
첫 곡의 색소폰에 끌렸다면 여섯 번째 트랙에서는 다른 축을 확인할 수 있다. 제목의 무기를 멋진 물건처럼 상상하기보다, 음악이 반복과 악기의 무게를 통해 얼마나 압박을 만드는지 살피자. 이 스코어를 유명한 재즈풍 주제 하나로 요약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좋은 선택이다. 길게 노래하는 선율을 기대하는 귀에는 짧은 형태가 쌓이는 방식 자체가 낯설게 다가올 수 있다. 그 낯섦은 잘못 들은 결과가 아니라 앞선 재료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할 단서다. 이어지는 여러 큐의 묶음으로 넘어가면 하나의 독립적인 액션 음악보다 인물과 사건을 둘러싼 흐름의 일부로 들을 수 있다. 여기서 제시하는 해석은 폭력을 정당화하는 평가가 아니라 음악의 대비를 살피기 위한 안내다.
참고 자료 · mfiles: score and additional interpretations personnel
이어서 들을 음반
《Chinatown》과 비교하면 같은 도시 영화에서도 독주 악기와 관현악의 관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들을 수 있다.
Chinatown ↗참고 자료와 편집 안내
음반 정보는 아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감상 제안은 편집적 해석이며, AI 관점별 검수로 실제 독자 조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