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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us Operandi

일렉트로닉 / 드럼앤베이스와 정글 · 1997

Modus Operandi

Photek

이 음반을 듣는 이유

잘게 조각낸 타격음과 느린 제목곡이 같은 제작 언어의 다른 속도를 드러낸다.

음악과 함께 읽기

수록곡 · 미리 듣기

앨범 이야기

소리를 만드는 방식

Modus Operandi에서 촘촘한 드럼은 늘 빨리 달리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The Hidden Camera가 여러 타격음 사이의 거리를 세밀하게 보여 준 뒤, 긴 곡들이 그 거리를 계속 바꾼다. 뒤쪽 제목곡에 이르면 느린 움직임도 같은 세계 안에 있다는 사실이 선명해진다. 포텍의 첫 앨범은 속도보다 소리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기억된다.

루퍼트 파크스가 포텍이라는 이름으로 1997년에 발표한 열 곡의 작품이다. 음반의 작곡과 제작은 그의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다. 한 번 잡은 리듬을 곡 끝까지 밀어붙이는 대신 타격의 질감, 저음의 무게, 음이 사라진 뒤의 간격을 함께 다룬다. 드럼 앤 베이스라는 익숙한 이름에서 출발할 수 있지만, 그 이름만으로 모든 곡의 템포와 형식을 예상하기는 어렵다.

긴 곡 안에서의 세밀한 이동

세 번째 Minotaur는 약 5분 18초로 이 음반에서 가장 짧고, 바로 뒤 Aleph 1은 약 8분 43초로 가장 길다. 작은 곡과 큰 곡의 대비라기보다, 충분히 긴 시간 안에서 관찰하는 밀도가 달라지는 배열이다. 빠른 타격이 많을 때에는 다음 박자를 예상하게 되지만, 소리가 비는 순간에는 방금 지나간 소리의 꼬리까지 의식하게 된다. 어느 한쪽만 계속 강조하지 않는 점이, 열 곡을 같은 패턴의 반복으로 느끼지 않게 한다.

제목곡을 느리게 둔 이유

파크스는 2012년 인터뷰에서 특정 장르와 속도에 자신을 가두고 싶지 않았으며, 제목곡이 다운템포라는 사실이 중요했다고 회고했다. 그 선택은 여덟 번째라는 위치에서도 효과를 낸다. Trans 7의 긴 전개 뒤에 다른 걸음으로 들어서는 제목곡은 음반의 공통점이 빠르기 자체가 아니라 소리의 조직 방식에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노래 제목을 작품 전체의 표어처럼 받아들이더라도, 그 표어가 가장 빠른 드럼을 가리키지는 않는 셈이다.

끝에서 다시 보는 시작

제목곡 다음에는 거의 8분인 KJZ와 약 7분인 The Fifth Column이 이어진다. 속도를 낮춘 곡을 마지막 휴식으로 남겨 두지 않고, 또 다른 긴 구간을 거쳐 끝내는 구조다. 첫 곡과 아홉 번째 곡에는 1996년 녹음 권리 표기가 남아 있어, 모든 트랙이 앨범 발매 연도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아니라는 점도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과거 싱글의 목록보다 이 순서 안에서 만들어지는 관계다. 시작의 세밀한 타격과 후반의 다른 호흡을 비교하면, 같은 작가가 긴 음반을 묶는 방법이 더 구체적으로 보인다.

곡으로 읽는 앨범

세 번째와 네 번째 곡의 길이 차이, 그리고 일곱 번째에서 느린 제목곡으로 바뀌는 걸음을 비교한다.

다른 관점으로 들어보기

반복되는 소리 하나를 골라 따라가 보세요. 다른 소리가 더해지거나 빠질 때 공간과 리듬의 느낌이 어떻게 바뀌는지 듣고, 긴 곡은 가능하면 중간에 끊지 않고 들어보세요.

  1. The Hidden Camera

    약 6분 49초의 첫 곡으로, 이 음반이 소리를 얼마나 세밀한 단위로 다루는지 보여 주는 입구다. 드럼을 하나의 빠른 덩어리로 듣기보다 짧은 타격들의 음색과 서로 떨어진 정도를 나누어 들어 보자. 같은 박을 따라가면서도 어느 소리를 먼저 듣느냐에 따라 움직임의 인상이 달라진다. 저음의 무게와 작은 타격음의 선명함이 같은 공간에 놓이기 때문에, 곡이 길다고 해서 모든 부분이 빽빽할 필요는 없다. 이 트랙에는 1996년 권리 표기가 있고, 뒤에 1997년 앨범의 첫 곡으로 배치되었다. 처음부터 이 열 곡을 위해 새로 만든 도입부라고 단정하지 않는 편이 정확하다. 여덟 번째 제목곡과 나란히 들으면, 빠른 움직임을 세우는 방법과 속도를 낮춘 상태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을 비교할 수 있다.

    참고 자료 · Science / Qobuz — complete ten-track programme, composition and production
  2. Modus Operandi

    여덟 번째 제목곡은 약 7분 2초로, 긴 Trans 7 뒤에 놓인다. 파크스가 회고에서 강조한 다운템포 선택을 실제 곡순 안에서 이해할 수 있는 자리다. 이름을 대표하는 곡이 반드시 가장 빠르고 복잡한 드럼을 앞세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는 느린 걸음 덕분에 음과 음 사이의 거리를 더 넓게 살펴볼 수 있다. 움직임이 줄었다고 제작의 세밀함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인상을 준다. 앞선 곡과의 차이를 단순한 휴식으로 정리하기보다, 동일한 재료를 다른 비율로 놓았을 때 생기는 감각에 집중해 보자. 곧이어 KJZ와 마지막 곡이 남아 있으므로 제목곡은 끝맺음 대신 후반의 방향을 다시 잡는 역할을 한다. 전체를 들은 뒤 이 곡으로 돌아오면 앨범 제목이 특정 장르보다 작업 방식을 가리킨다는 뜻도 더 쉽게 다가온다.

    참고 자료 · FACT — Photek interviewed by Kiran Sande on Modus Operandi, 2012

이어서 들을 음반

같은 1997년 Roni Size / Reprazent의 New Forms와 비교하면, 드럼 앤 베이스가 긴 음반 안에서 서로 다른 편성과 흐름을 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New Forms ↗
참고 자료와 편집 안내

음반 정보는 아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감상 제안은 편집적 해석이며, AI 관점별 검수로 실제 독자 조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