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로닉 / IDM · 1995
94diskont
Oval
이 음반을 듣는 이유
긴 첫 곡과 짧은 조각들이 서로 다른 집중을 요구한다. 잘게 끊기는 소리로 오래 머물 수 있는 흐름을 만든 음반.
음악과 함께 읽기
수록곡 · 미리 듣기
앨범 이야기
소리를 만드는 방식
《94diskont》는 첫 곡 하나로 음반의 거의 절반을 채운다. 「Do While」의 24분을 지나면 네 분짜리 「Store Check」가 오고, 세 분 남짓한 「Line Extension」으로 규모가 더 줄어든다. 그 차이는 단순히 긴 곡과 짧은 곡을 섞었다는 사실 이상이다. 한 소리의 표면에 오래 머물던 귀가, 다음에는 빠르게 바뀌는 곡의 테두리를 의식하게 된다. 작은 반복을 듣는 거리와 전체를 바라보는 거리가 차례로 달라진다.
1995년 작품에서 Oval은 마르쿠스 포프, 제바스티안 오샤츠, 프랑크 메츠거의 세 사람이었다. 훗날 포프 한 사람의 활동과 구별할 필요가 있다. 이 음반의 잘린 듯한 음을 듣고 기계의 고장을 그대로 틀어 놓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포프는 인터뷰에서 쓸모없어 보이는 조각을 의도적으로 노래로 엮었다고 설명했다. 불규칙한 재료를 고르는 일과 그것을 반복 가능한 흐름으로 만드는 일 사이에 사람의 판단이 있다.
소리의 표면을 가까이 보기
작은 딸깍거림을 음악 밖의 잡음으로만 취급하지 않으면, 무엇이 앞에 있고 무엇이 뒤에 있는지 듣는 방식이 달라진다. 짧게 끊기는 음이 반복의 기준을 만들고, 그 사이로 길게 남는 울림이 공간을 채울 수 있다. 매번 새로운 멜로디가 나타나는 것을 기다리는 대신 같은 부분이 돌아올 때 주변이 달라지는지 살펴보자. 끊기는 소리와 이어지는 느낌이 한 곡에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넓은 설치에서 한 곡으로
첫 곡은 여러 스피커를 사용하는 설치작품 「Wohnton」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이 음반의 두 채널로 듣는 경험을 원래 전시 공간과 같다고 할 수는 없다. 방 안에서 소리가 옮겨 다니는 방식 대신, 녹음 안에서 서로 다른 층이 주의를 주고받는 관계를 들을 수 있다. 약 24분이라는 길이는 한 번의 인상으로 곡을 정리하기 어렵게 한다. 처음에는 가장 눈에 띄던 소리가 나중에는 익숙한 배경이 되는 변화도 감상의 일부다.
끝에 다시 나타나는 이름
중간에는 약 6분 10초의 「Cross Selling」과 「Commerce Server」, 「Shop In Store」가 이어진다. 마지막 일곱 번째에는 「Do While」의 짧은 판이 놓인다. 첫 곡과 같은 이름이 돌아와도 같은 길이의 경험은 아니다. 24분대의 시작과 4분 51초의 끝을 구별하면, 긴 흐름을 기억한 귀가 더 작은 틀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비교할 수 있다. 일곱 곡이라는 숫자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비대칭이 음반의 중요한 모양을 만든다.
곡으로 읽는 앨범
긴 첫 곡과 세 번째 짧은 곡의 규모를 비교하고, 마지막의 짧은 Do While이 처음의 기억을 어떻게 바꾸는지 들어 보자.
다른 관점으로 들어보기
반복되는 소리 하나를 골라 따라가 보세요. 다른 소리가 더해지거나 빠질 때 공간과 리듬의 느낌이 어떻게 바뀌는지 듣고, 긴 곡은 가능하면 중간에 끊지 않고 들어보세요.
Do While
선정한 것은 첫 번째에 놓인 약 24분 5초의 긴 곡이다. 마지막의 같은 이름으로 표시되는 짧은 트랙과 구별한다. 곡 전체의 규모를 알고 나면 짧은 음이 돌아오는 순간을 완결된 후렴처럼만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한 조각의 반복이 다음 조각을 기다리는 시간을 만들고, 이미 익숙해진 소리는 뒤로 물러나 다른 층을 들을 자리를 열 수 있다. 이 곡을 위해 새로운 음악 용어를 많이 외울 필요는 없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소리 하나를 기억한 뒤, 그것이 계속 앞에 있는지 아니면 주변으로 섞여 가는지를 따라가 보자. 설치작품에서 출발했다는 배경은 공간을 생각할 단서지만, 현재의 녹음이 전시의 모든 스피커를 그대로 재현한다는 뜻은 아니다. 긴 시작이 끝나고 Store Check로 넘어가는 순간도 곡의 크기를 느끼는 기준이 된다.
참고 자료 · Thrill Jockey: original seven-track programme, trio and installation originLine Extension
세 번째 곡은 약 3분 6초로, 첫 곡에 비하면 훨씬 작은 틀이다. 그렇다고 긴 곡의 덜 중요한 부록이라고 볼 이유는 없다. 앞의 Store Check에서 한 번 줄어든 규모가 더 짧아져, 반복되는 소리의 시작과 끝을 다른 거리에서 보게 한다. 익숙한 악기의 이름을 맞히는 대신, 짧게 나타나는 음과 그 뒤에 남는 울림의 관계를 따라가면 이 음반의 재료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접근하기 쉽다. 작은 틀에서는 곡이 바뀌는 경계 자체가 더 자주 다가온다. 뒤의 Cross Selling은 다시 여섯 분을 넘기므로, 이 곡을 가운데 두고 양쪽의 길이를 비교할 수도 있다. 하나의 긴 명상만으로 작품을 설명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짧은 곡들이 긴 첫 곡의 기억을 다른 비율로 나누어 놓는다.
참고 자료 · Oval official Bandcamp: complete seven tracks and 2013 remaster timings
이어서 들을 음반
Autechre의 Tri Repetae로 이어서, 반복되는 전자음이 긴 곡과 짧은 곡에서 서로 다른 기준점을 만드는 방식을 비교한다.
Tri Repetae ↗참고 자료와 편집 안내
음반 정보는 아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감상 제안은 편집적 해석이며, AI 관점별 검수로 실제 독자 조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 Thrill Jockey: original seven-track programme, trio and installation origin · www.thrilljockey.com
- Oval official Bandcamp: complete seven tracks and 2013 remaster timings · oval.bandcamp.com
- FACT: direct Markus Popp retrospective interview, 2013 · www.factmag.com
- Apple Music: current original seven-track Thrill Jockey delivery · music.app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