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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ictly Business

힙합 / 골든에이지 뉴욕 · 1988

Strictly Business

EPMD

이 음반을 듣는 이유

느긋하게 내뱉는 두 목소리와 묵직한 반복 사이에서, 큰 소리 없이도 랩의 주도권을 잡는 방법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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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곡 · 미리 듣기

앨범 이야기

말과 비트가 만나는 방식

베이스는 굵게 돌고, 두 래퍼는 그 위에서 서두르지 않는다. EPMD의 첫 앨범은 말의 속도를 높이기보다 음절을 놓는 자리를 바꾸어 긴장을 만든다. 에릭 서먼과 패리시 스미스의 목소리가 교대할 때, 반주는 그대로인데 곡의 무게중심이 달라지는 순간부터 들어 보자.

롱아일랜드 출신 두 사람의 《Strictly Business》는 1988년 Fresh/Sleeping Bag을 통해 나왔다. 연결한 음원은 원래 열 곡의 순서를 담은 Priority 디지털판으로, 표시된 2010년 저작권 연도는 데뷔작의 발표년과 다르다. 리믹스 등을 더한 확장판과도 구별된다. 이 열 곡에서는 유명한 음반에서 잘라 온 소리들이 두 사람의 랩을 위한 새로운 바닥이 되고, 그 바닥의 반복이 곡마다 다른 자세를 만든다.

느린 말투에 실린 자신감

두 사람은 랩을 잘한다는 주장과 경쟁자에 대한 도발을 큰 감정 변화 없이 이어 간다. 그렇다고 모든 문장이 같은 강도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 음절을 짧게 닫는 곳과 다음 박자까지 여운을 남기는 곳을 비교하면, 담담한 발성이 어떻게 강조를 만드는지 알 수 있다. 반주의 짧은 구간을 되풀이하는 루프가 익숙해질수록 그 미세한 차이가 앞으로 나온다. 가사의 뜻을 모두 따라가기 전에 목소리와 드럼의 간격을 먼저 잡아도 충분히 접근할 수 있는 음악이다.

빌려 온 소리가 만드는 새 순서

첫 곡은 에릭 클랩턴이 녹음한 「I Shot the Sheriff」의 일부를 사용한다. 밥 말리가 쓴 곡이지만 여기서 표본으로 삼은 녹음은 구별해야 한다. 이어지는 흐름에서 「You Gots To Chill」은 펑크의 탄력과 두 사람의 여유를 연결하고, 「It’s My Thing」과 「You’re a Customer」는 반복을 더 길게 밀어붙인다. 후반에는 춤을 떠올리게 하는 「The Steve Martin」과 DJ를 내세운 트랙을 거쳐 이야기 랩 「Jane」으로 끝난다. 앨범 전체가 같은 자기소개만 되풀이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의 기록과 후대의 평가

1988년 9월 10일자 Billboard는 이 음반이 당시 흑인 음악 앨범 차트에서 3주 동안 1위를 지켰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체 앨범 차트 1위라는 뜻이 아니다. 훗날 Rolling Stone의 2022년 힙합 음반 목록은 이 음반을 50위에 놓으며 느긋하지만 위압적인 펑크 감각을 돌아봤다. 당대의 판매 반응과 후대의 비평적 선택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 지금은 샘플의 원곡을 맞히는 퀴즈보다, 반복이 유지되는 동안 두 목소리가 얼마나 다른 간격으로 들어오고 나가는지 들어 보는 편이 이 음반의 재미에 가깝다.

곡으로 읽는 앨범

첫 곡과 4번을 먼저 비교하고, 이후에는 목소리 교대 때마다 드럼과의 간격이 달라지는지 따라간다.

다른 관점으로 들어보기

처음에는 목소리의 리듬과 비트의 관계를 듣고, 다음에는 가사의 맥락을 살펴보세요. 번역 가사를 읽을 때도 원래 언어의 발음과 운율을 함께 들으면 표현의 차이가 살아납니다.

  1. Strictly Business

    처음부터 반복되는 친숙한 악기 소리는 에릭 클랩턴의 「I Shot the Sheriff」 녹음에서 가져왔다. 원곡의 이야기를 그대로 이어 부르는 대신, EPMD는 그 일부를 두 래퍼가 자신을 소개하고 상대를 압박하는 공간으로 바꾼다. 샘플의 출처를 안다면 잠깐 떠올린 뒤 다시 랩으로 주의를 돌려 보자. 같은 반주가 돌아와도 말의 시작과 끝이 매번 똑같지는 않다. 한 사람이 문장을 닫고 다른 목소리가 들어오는 지점에서 특히 그 차이가 드러난다. 첫 청취에서는 반복되는 구간의 경계를 찾고, 다음에는 그 경계와 랩의 문장 끝이 겹치는지 비교하면 좋다. 낮은 강도의 발성이 오히려 자신감처럼 들리는 이유를 설명 없이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들을 것은 원곡의 재현보다 반복 위에 새로 놓인 말의 리듬이다.

    참고 자료 · UMe: 2018 reissue announcement, samples and track sequence
  2. You Gots To Chill

    이 곡의 탄력은 Zapp의 「More Bounce to the Ounce」와 Kool & the Gang의 「Jungle Boogie」에서 가져온 소리가 만나는 데서 나온다. 두 원곡을 모르더라도 낮게 움직이는 반복과 그 사이를 가르는 소리를 따로 따라가면 층이 나뉜다. 랩은 그 움직임을 모두 채우려 하지 않고, 한 문장을 놓은 뒤 다음 문장이 들어갈 공간을 남긴다. 먼저 반주만 몸으로 따라가다가 목소리의 첫 음절에 집중해 보자. 느긋하다는 인상이 박자를 놓친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이 선명해진다. 원곡 비교는 그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이 앨범의 4번에 놓인 곡으로 들으면 첫 곡의 자기소개가 춤을 위한 초대로 바뀌는 느낌도 얻을 수 있다. 소리를 많이 더하기보다 이미 있는 반복에 어떤 말투를 붙이는지가 중요하다.

    참고 자료 · Museum of Pop Culture: You Gots To Chill samples

이어서 들을 음반

Big Daddy Kane의 Long Live the Kane과 이어 들으면 같은 1988년 랩이 속도와 여백을 얼마나 다르게 쓰는지 비교할 수 있다.

Long Live the Kane ↗
참고 자료와 편집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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