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악 / 1970년대 · 1978
산울림 제3집
산울림
이 음반을 듣는 이유
다섯 곡 안에서 거친 독창과 긴 합주가 짧은 노래의 시간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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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곡 · 미리 듣기
앨범 이야기
우리말과 음악의 시대
첫 곡의 거칠게 밀어붙이는 목소리와 마지막 곡의 길게 이어지는 합주는 같은 음반의 양끝이다. 1978년 산울림 3집은 다섯 곡만으로 한 장을 채우며, 익숙한 후렴으로 빨리 돌아오는 것과 다른 즐거움을 제안한다. 같은 움직임이 계속될 때 기타의 질감과 리듬의 무게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듣는 음반이다.
김창완, 김창훈, 김창익 세 형제의 밴드는 데뷔작과 2집을 빠르게 뒤따라 이 음반을 발표했다. 둘째 김창훈의 작곡과 첫 곡의 보컬을 함께 살펴보면 산울림을 김창완 한 사람의 음악으로만 생각하기 어렵다. 앞선 두 장보다 편곡이 정돈된 쉬운 입문작이라는 설명도 이 다섯 곡의 실제 크기를 놓친다. 친숙한 노래의 감각과 거친 전기음, 오래 지속되는 연주가 한 음반에서 서로 밀어내고 끌어당긴다.
익숙한 목소리에서 벗어나는 입구
내 마음은 김창훈의 목소리로 시작하며, 음을 매끈하게 이어 놓기보다 가장자리를 드러낸다. 뒤의 아무말 안해도와 한 마리 새 되어에서는 비교적 짧은 노래의 형태를 만날 수 있지만, 첫인상의 거친 질감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멜로디를 따라 듣는 귀와 반주의 마찰을 따라 듣는 귀를 번갈아 써 보자. 어느 쪽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같은 합주도 가벼운 노래의 바탕이나 소리 자체의 사건으로 들린다.
길이는 단순한 크기가 아니다
아무도 없는 밤에는 약 아홉 분, 그대는 이미 나는 열여덟 분을 넘는다. 짧은 구절 뒤에 다음 곡이 오기를 기다리면 이 시간이 멀게 느껴질 수 있다. 대신 드럼과 베이스가 만드는 반복을 기준점으로 잡고, 그 위에서 기타의 밀도와 움직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추적해 보자. 길어진 구간은 가사를 더 많이 싣는 그릇만이 아니라 연주 사이의 관계를 듣는 시간이 된다. 마지막 곡을 별도의 여러 곡으로 나눠 소개하지 않고 하나의 긴 흐름으로 두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후대의 평가와 돌아온 음원
2008년 경향신문의 회고는 이 작품을 100대 명반 73위로 다루면서, 당시의 상업적 부진과 후대의 실험적 가치 평가를 대비했다. 이는 1978년 판매 통계나 당일 리뷰를 직접 확인한 결과와 같지 않으므로 정확한 판매량은 제시하지 않는다. 2022년 발표된 재발매 계획은 보관된 릴 테이프와 리마스터 작업을 설명했고, 2023년에는 새 리마스터 음원 서비스가 시작됐다. 여기 연결한 것은 2023 Remastered 표기가 없는 원프로그램 다섯 곡판이며 두 판의 마스터링을 같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원래 연주와 후대의 음질 작업을 구분하고 들으면, 이 음반의 낯섦은 과거의 희귀성보다 지금도 짧은 팝의 호흡에 맞지 않는 대담한 시간 구성에서 온다는 점이 또렷해진다.
곡으로 읽는 앨범
긴 곡에서는 낮은 리듬을 기준으로 삼아 기타의 밀도 변화에 주의를 옮긴다.
다른 관점으로 들어보기
가사를 읽기 전과 읽은 뒤에 한 곡을 비교해 들어보세요. 일상적인 말이 선율을 만나 어떻게 달라지는지, 발음과 호흡이 어떤 정서를 만드는지 살펴보세요.
My Heart (My Soul Is A Wasteland)
한국어 곡명은 내 마음, 또는 내 마음은 황무지로 알려져 있다. 김창훈의 보컬은 앞선 음반에서 익숙해진 목소리와 다른 거친 입구를 만든다. 처음에는 가사의 의미보다 음 끝이 얼마나 날카롭게 남는지 들어 보자. 반주가 힘을 유지하는 가운데 노래가 표면을 긁는 듯한 감각이 이 곡의 인상을 좌우한다. 다음에는 목소리만 쫓지 말고 그 아래의 반복이 어느 순간 더 단단하게 느껴지는지 살펴보면 좋다. 단순히 세게 부른다는 말로 끝내기보다, 보컬의 질감과 합주의 지속성이 서로 어떤 대비를 만드는지 들을 수 있다. 이 곡을 앨범 전체가 편안한 멜로디로 정리될 것이라는 예고로 듣지 않는 편이 좋다. 뒤에 기다리는 긴 연주를 만나기 전에, 목소리 자체도 낯선 소리로 다룰 수 있음을 알리는 첫 장면이다.
참고 자료 · Bugs: distributor-supplied 2023 remaster notes and Korean track titlesYou Are Already Me
그대는 이미 나는 열여덟 분을 넘기지만, 그 길이를 견뎌야 할 시험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먼저 반복되는 낮은 음과 드럼을 따라가다가, 어느 순간부터 기타가 앞에 나오는지 귀의 초점을 바꿔 보자. 같은 자리에 있는 듯한 합주에서도 음이 쌓이는 정도와 강세가 달라진다. 원래 LP의 한 면을 차지하는 곡이라는 점을 기억하면 짧은 후렴으로 빨리 결론을 내리지 않는 구성이 이해된다. 김창훈이 쓴 이 곡은 밴드 안에서 그의 독자적인 역할을 보여 주는 사례로도 회고되어 왔다. 다만 모든 변화에 이름이나 줄거리를 붙일 필요는 없다. 처음에는 한 악기의 움직임만 따라 듣고 다음에는 다른 악기를 고르면 긴 시간이 여러 관계로 나뉜다. 미리듣기 한 토막으로 전체의 전개를 대신할 수 없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자.
참고 자료 · Kookje: 2016 Kim Changhoon profile
이어서 들을 음반
산울림 제2집과 이어 들으면 반복과 긴 연주가 이 세 번째 음반에서 얼마나 큰 자리를 차지하는지 비교할 수 있다.
산울림 제2집 ↗참고 자료와 편집 안내
음반 정보는 아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감상 제안은 편집적 해석이며, AI 관점별 검수로 실제 독자 조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 Apple Music: Sanullim Vol3 five-track programme · music.apple.com
- Bugs: distributor-supplied 2023 remaster notes and Korean track titles · music.bugs.co.kr
- Kyunghyang 2008 retrospective, rank73 · www.khan.co.kr
- Yonhap: 2022 remaster project announcement · www.yna.co.kr
- Sports Kyunghyang: 2023 digital remaster launch · sports.khan.co.kr
- Kookje: 2016 Kim Changhoon profile · ww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