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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블루스 II

한국 음악 / 1980년대 · 1989

신촌블루스 II

신촌블루스

이 음반을 듣는 이유

정서용의 황혼으로 문을 열고 김현식의 골목길을 지나 엄인호의 루씰로 닫는, 여러 목소리의 블루스 음반.

음악과 함께 읽기

수록곡 · 미리 듣기

앨범 이야기

우리말과 음악의 시대

신촌블루스 2집의 중심은 한 명의 보컬에게 고정되어 있지 않다. 정서용이 부르는 첫 곡 황혼과 김현식의 골목길, 엄인호의 루씰을 차례로 놓아 보면 같은 팀 안에서 노래의 표정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알 수 있다.

1989년의 《신촌 Blues II》는 황혼이라는 제목으로도 불리는 아홉 곡짜리 음반이다. 기타를 중심으로 모인 음악인들의 이름이 앞에 있지만, 실제로 곡을 구별하는 가장 빠른 길은 누가 노래하는지 따라가는 것이다. 한 사람이 모든 노래의 감정을 대신하지 않으므로, 비슷한 그리움이나 이별의 장면도 다른 어조를 갖는다. 여러 가수의 곡을 한데 모았다는 사실을 넘어, 그 차이를 음반의 순서가 어떻게 활용하는지 들어 볼 만하다.

무대에서 함께 만들어진 이름

엄인호는 2023년 인터뷰에서 초기 소극장 순회공연을 회고하며, 1집 음반에는 없었던 김현식도 남성 보컬로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음반 참여와 공연 동료의 관계가 정확히 겹치지는 않았던 것이다. 이 회고는 2집에서 김현식의 이름이 크게 보이는 이유를 이해할 배경이 된다. 그렇다고 음반 전체를 그의 솔로 작업처럼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정서용과 이정선, 엄인호의 가창이 각자 다른 자리를 갖고 있으며, 봄여름가을겨울의 참여도 그 폭을 넓힌다.

앞면의 다섯 곡, 뒷면의 네 곡

원 LP는 황혼부터 아무말도 없이 떠나요까지 다섯 곡을 앞면에, 골목길부터 루씰까지 네 곡을 뒷면에 놓았다. 유명한 골목길이 전체의 첫 곡이 아니라 두 번째 면을 여는 곡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앞면을 마친 뒤 다시 시작하는 자리에서 김현식의 목소리를 만나는 구성이다. 연속 재생에서도 다섯 번째 곡과 여섯 번째 곡 사이를 의식하면, 단순히 인기곡이 뒤늦게 등장한다는 인상과는 다른 흐름이 보인다. 디지털 목록을 옛 면 구성과 함께 읽을 작은 이유다.

끝의 목소리를 남겨 두기

후반에는 또 하나의 내가 있다면과 빗속에 서있는 여자를 거쳐, 가장 긴 곡인 루씰이 마지막을 맡는다. 첫 곡과 끝 곡의 가창자가 다르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음반의 시야가 넓어진다. 팀 이름의 블루스는 모든 곡을 똑같은 틀에 넣는 표지가 아니라 여러 연주자와 가수가 만나는 출발점으로 들을 수 있다. 지금 다시 듣는다면 골목길 한 곡의 강한 기억에서 시작하되, 황혼의 첫 장면과 루씰의 끝자락까지 남겨 두자.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한 장을 완성하는 과정이 그 사이에 있다.

곡으로 읽는 앨범

황혼과 골목길의 가창을 비교한 뒤, 다섯 번째 곡에서 여섯 번째 곡으로 넘어가는 면의 경계를 들어 보자.

다른 관점으로 들어보기

가사를 읽기 전과 읽은 뒤에 한 곡을 비교해 들어보세요. 일상적인 말이 선율을 만나 어떻게 달라지는지, 발음과 호흡이 어떤 정서를 만드는지 살펴보세요.

  1. 황혼

    정서용의 목소리로 시작한다는 점을 먼저 기억해 두면, 이 음반을 김현식의 대표곡이 들어 있는 부록처럼 듣지 않게 된다. 황혼은 곡의 정서를 소개하면서 동시에 다른 가수들이 들어설 첫 공간을 마련한다. 한 문장을 얼마나 길게 끌고 가는지, 다음 문장으로 옮겨 갈 때 반주와 어떤 간격을 만드는지 따라가 보자. 그런 다음 골목길과 비교하면 같은 팀의 이름 아래 놓인 두 목소리의 차이가 더 잘 드러난다. 현재 연결한 판은 약 3분 54초이며, 이전 Qobuz 제공판의 3분 40초와 길이가 다르다. 여기서는 현행 아홉 곡판의 첫 트랙을 기준으로 한다. 제목이 음반의 또 다른 이름으로 쓰인다는 점도 이 곡의 위치를 설명한다. 뒤의 유명한 곡을 기다리는 동안 지나치는 도입부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만날 만한 시작이다.

    참고 자료 · C-Sharp Korea official 2017 reissue description
  2. 골목길

    김현식의 가창이 이 음반에서 가장 널리 기억되는 장면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여섯 번째 트랙, 원 LP의 뒷면 첫 곡이라는 자리를 함께 기억하면 다른 면이 보인다. 앞면을 닫은 뒤 목소리의 질감과 문장을 밀어붙이는 힘을 새로 만나는 곡이다. 익숙한 제목을 확인하는 데서 멈추지 말고, 같은 구절이 돌아올 때 강세와 길이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따라가 보자. 감정의 크기를 음량 하나로만 설명하지 않으면 가창의 세부가 더 많이 남는다. 약 4분 49초의 이 판은 현재 음반 안의 녹음이며, 후대 공연이나 베스트 음반의 다른 길이를 대신 연결한 것이 아니다. 뒤이어 나오는 또 하나의 내가 있다면까지 들으면, 한 목소리가 음반 전체를 독점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다.

    참고 자료 · C-Sharp Korea official 2017 reissue description

이어서 들을 음반

참여 팀 봄여름가을겨울의 1988년 첫 음반으로 이어 가면, 공동 음반의 한 자리와 자기 이름으로 꾸린 전체 구성을 비교할 수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
참고 자료와 편집 안내

음반 정보는 아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감상 제안은 편집적 해석이며, AI 관점별 검수로 실제 독자 조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