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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ker

영화음악 / 미니멀리즘과 현대음악 · 2019

Joker

힐뒤르 그뒤나도티르

이 음반을 듣는 이유

첼로의 가까운 마찰에서 큰 관현악의 압력으로 이동하면서, 같은 재료가 차지하는 공간을 바꾸는 영화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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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곡 · 미리 듣기

앨범 이야기

영화 속 음악, 음악으로 듣는 영화

《Joker》의 긴장은 빠른 추격 리듬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낮은 현의 무게와 느리게 커지는 타격, 길게 붙드는 음이 인물의 움직임보다 먼저 공간을 채운다. 17곡 가운데 상당수는 2분도 되지 않지만, 그 짧은 장면들이 모여 마지막 「Call Me Joker」의 넓은 규모를 준비한다. 각각의 트랙을 독립된 주제가처럼 듣는 것보다, 작게 제시된 재료가 뒤에서 얼마나 큰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지 따라가면 음반의 흐름이 선명하다.

힐뒤르 그뒤나도티르는 감독 토드 필립스가 보낸 대본을 읽은 뒤 음악을 시작했다고 직접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영화 촬영 중에도 음악이 사용됐고, 「Bathroom Dance」의 움직임 역시 그 음악에 대한 배우의 반응이었다. 공식 크레딧에는 첼로와 관현악뿐 아니라 보컬, 타악기, 프로그래밍과 사운드 디자인도 함께 나온다. 따라서 낮고 거친 표면을 한 악기의 특성만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연주와 음향 처리가 함께 만든 층으로 생각하는 편이 이 작업에 가깝다.

짧은 조각 사이에 놓인 긴 시간

첫 「Hoyt’s Office」는 약 1분 25초이고 「Looking for Answers」는 1분에도 못 미친다. 반면 여섯 번째 「Meeting Bruce Wayne」은 4분 반을 넘는다. 곡의 길이를 균등하게 맞추지 않은 배치는 장면마다 압력이 머무는 시간을 달리한다. 짧은 트랙이 많다고 해서 모든 음악이 성급하게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같은 음을 붙들거나 낮은 층을 길게 남기는 방식이 작은 형식 안에서도 무게를 만든다.

뒤에 있던 합주가 앞으로 나오는 과정

작곡가는 초반에도 오케스트라가 첼로 뒤에 존재하며, 점차 그 존재가 전면으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 관점은 작은 편성이 갑자기 큰 편성으로 교체된다고 생각할 때와 다르다. 이미 깔린 층의 비중이 바뀌면서 익숙한 재료가 다른 크기로 느껴지는 것이다. 타격이 세지고 현의 덩어리가 커질수록 처음의 외로운 선율을 둘러싸던 공간도 압박으로 바뀐다. 새 선율을 끝없이 추가하지 않고 배치와 밀도로 서사를 움직인다.

춤 이후에도 이어지는 네 곡

열세 번째 「Bathroom Dance」는 약 2분 8초로, 음반의 끝이 아니다. 뒤의 짧은 「Learning How to Act Normal」과 「Confession」, 「Escape from the Train」을 거쳐 가장 긴 「Call Me Joker」에 도착한다. 유명한 장면의 음악을 마지막 결론으로 소비하지 않게 하는 순서다. 끝곡의 거의 5분은 앞의 단편들을 넓은 시간 안에서 다시 받아들이는 자리다. 음반을 다 듣고 나면 어두운 음색 자체보다, 그 음색이 차지하는 면적과 지속 시간이 어떻게 변했는지가 남는다.

곡으로 읽는 앨범

Bathroom Dance의 짧은 형식과 Call Me Joker의 긴 종결을 비교한 뒤, 앞선 열두 곡이 그 차이를 준비하는 방식을 따라가자.

다른 관점으로 들어보기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먼저 음악만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를 느껴보세요. 영화를 본 뒤에는 같은 선율이 장면마다 어떻게 달리 들리는지 비교해 보세요. 수록 순서는 영화의 장면 순서와 다를 수 있습니다.

  1. Bathroom Dance

    춤이라는 제목이 뚜렷한 박자나 가벼운 몸짓을 약속하지는 않는다. 이 곡에서는 낮은 현이 버티는 시간과 그 위에서 조금씩 바뀌는 무게가 움직임의 조건을 만든다. 작곡가의 직접 설명에 따르면 해당 장면의 연기는 이미 만들어진 음악에 반응하며 생겨났다. 완성된 화면에 나중에 박자를 맞춘 반주로만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다. 음반에서는 열세 번째, 「Subway」바로 뒤에 놓여 짧지만 뚜렷한 전환점이 된다. 약 2분의 길이를 큰 절정의 축소판으로 보기보다, 움직임을 시작할 만큼의 공간을 만드는 형식으로 들어 볼 수 있다. 끝난 뒤에도 네 곡이 남는다는 점은 이 장면의 변화가 곧바로 전체의 해소가 되지 않음을 보여 준다. 다음의 짧은 두 곡까지 이어 들으면 그 열린 끝이 더 분명해진다.

    참고 자료 · Awards Daily: direct interview with Hildur Guðnadóttir
  2. Call Me Joker

    마지막 곡은 약 4분 49초로 이 음반에서 가장 길다. 앞부분의 짧은 장면 음악과 비교하면 규모뿐 아니라 음악이 머무는 시간도 커졌다. 현의 넓은 덩어리와 타격이 함께 전진하면서, 작은 윤곽이었던 재료가 전체 공간을 차지하는 인상을 만든다. 단지 볼륨을 올린 결말이라기보다 여러 층이 앞자리를 나눠 갖는 결말로 이해할 만하다. 「Bathroom Dance」와의 차이는 같은 어두운 색조 안에서도 형식의 크기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보여 준다. 한 곡만 떼어 놓으면 장중한 마무리로 남지만, 열여섯 곡 뒤에서 만나면 앞선 짧은 압력들이 축적된 결과가 된다. 끝에서 다시 첫 곡으로 돌아가면 초반의 작은 소리가 비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더 큰 존재를 뒤에 품고 있었다는 구성을 읽을 수 있다.

    참고 자료 · WaterTower Music: original programme and recording credits

이어서 들을 음반

다음은 《Under the Skin》. 현의 질감이 인물과 공간을 만드는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기 좋다.

Under the Skin ↗
참고 자료와 편집 안내

음반 정보는 아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감상 제안은 편집적 해석이며, AI 관점별 검수로 실제 독자 조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