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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xicon of Love

팝 / 신스팝과 뉴 로맨틱 · 1982

The Lexicon of Love

ABC

이 음반을 듣는 이유

단단한 댄스 리듬 위에 화려한 현악과 불안한 사랑의 목소리를 겹친 ABC의 1982년 데뷔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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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곡 · 미리 듣기

앨범 이야기

노래와 프로덕션

마틴 프라이의 목소리는 확신에 찬 듯 노래하다가 말하듯 낮아지고, 다시 크게 솟는다. 그 뒤에서 베이스와 박자는 흔들림 없이 움직이고 현악은 감정의 크기를 부풀린다. 《The Lexicon of Love》의 즐거움은 사랑을 멋지게 설명하려는 목소리와, 그 설명만으로는 가라앉지 않는 감정이 함께 춤추는 데 있다.

1982년 발표된 ABC의 데뷔 앨범이다. 트레버 혼이 중심이 된 제작은 밴드의 노래를 작은 무대처럼 들리게 만든다. 그러나 윤기 나는 표면을 기술의 성과로만 생각하면 곡 안의 망설임을 놓친다. 프라이는 질문을 던지고 답을 기다리는 듯한 간격을 만들며, 반주는 그 틈에서도 계속 움직인다. 빠른 리듬이 슬픈 목소리를 위로하기도 하고 더 초조하게 만들기도 하는, 두 감정의 겹침이 앨범을 이어 준다.

큰 소리 안의 작은 틈

「Show Me」로 문을 연 음반은 「Poison Arrow」에서 짧은 문장과 응답의 감각을 또렷하게 만든다. 이어지는 「Many Happy Returns」와 「Tears Are Not Enough」에서도 목소리는 반주의 규칙을 따르면서 그 위에서 표정을 바꾼다. 모든 악기가 계속 크게 울리는 음악은 아니다. 짧게 물러나는 순간이 있기 때문에 다음에 들어오는 소리가 더 화려해진다. 첫 청취에서는 가장 큰 후렴보다 그 직전의 공간이 어떻게 정리되는지 들어 봐도 좋다.

사랑의 말과 거래의 리듬

후반의 「The Look of Love, Pt. 1」과 「Date Stamp」는 노래를 앞으로 밀어내는 리듬을 유지하면서 다른 표정을 놓는다. 그 뒤 「All of My Heart」에서는 감정을 길게 펼칠 여지가 커진다. 제목들이 같은 사랑을 말한다고 해서 한 사건의 줄거리를 순서대로 설명하는 앨범은 아니다. 잘 말하고 싶은 마음, 상대에게 닿지 못하는 말, 말 이후에 남는 감정을 서로 다른 장면으로 듣는 편이 자연스럽다.

다시 돌아오는 선율

「4 Ever 2 Gether」를 거친 뒤 원래 끝곡인 짧은 「The Look of Love, Pt. 4」가 앞의 선율을 다른 형태로 되돌린다. 긴 설명 대신 음악이 마지막 말을 맡는 듯한 결말이다. 먼저 이 열 곡을 한 묶음으로 듣고 디지털판의 추가곡은 그 뒤에 따로 들어 보자. 익숙한 싱글만 이어 들을 때와 달리, 앨범에서는 같은 반짝임이 기쁨과 상처를 모두 품는다. 프라이의 음색만 따라간 다음 리듬에 초점을 옮겨 다시 들으면, 감정을 크게 만드는 것이 보컬 혼자만의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곡으로 읽는 앨범

「All of My Heart」의 후반부를 끝까지 듣고, 마지막 「The Look of Love, Pt. 4」가 앞의 선율을 어떻게 돌려주는지 비교하자.

다른 관점으로 들어보기

첫 감상에서는 기억에 남는 멜로디를 따라가 보세요. 다시 들을 때는 후렴이 오기 전의 변화와 목소리 뒤에 놓인 소리를 살펴보면 익숙한 곡에서도 새로운 부분이 들립니다.

  1. Poison Arrow

    짧고 단단한 리듬 위에서 노래가 단언과 질문 사이를 오간다. 프라이는 회고 인터뷰에서 이 곡을 상대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때 관계가 얼마나 냉혹해질 수 있는지 다룬 노래로 설명했다. 그 배경을 기억하되 실제 인물의 사연을 추측할 필요는 없다. 먼저 한 구절이 끝날 때 뒤의 소리가 어떻게 대답하는지 들어 보자. 다음에는 베이스와 박자를 따라가면 같은 대목이 감정의 고백보다 몸을 움직이는 음악으로 들릴 수 있다. 두 층은 서로를 지우지 않는다. 밝고 정교한 반주가 오히려 목소리의 상처를 더 선명하게 만들기도 한다. 연결 대상은 앨범의 두 번째 스튜디오 트랙이다. 이름이 같은 재즈 믹스나 긴 싱글 버전으로 바꾸면 이 간결한 응답의 비율도 달라진다.

    참고 자료 · Martin Fry interview: The Lexicon of Love
  2. All of My Heart

    길게 이어지는 보컬과 그 뒤를 넓혀 가는 반주 때문에, 후반부를 서둘러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노래가 마지막 말을 끝냈다고 음악의 일이 끝나는 곡은 아니다. 목소리에서 관심을 거두고 남은 악기의 선율을 따라가면, 앞에서 말로 전하던 감정이 소리의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앨범의 화려함을 장식이라고만 부르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 있다. 반주는 말을 둘러싼 배경인 동시에 말 이후의 시간을 만든다. 처음에는 프라이의 호흡을, 다음에는 보컬 뒤에 남는 선율을 중심으로 두 번 들어 보자. 선정한 음원은 약 다섯 분 십팔 초의 앨범 트랙으로, 짧은 편집판이나 후대 오케스트라 공연과 혼동하지 않는다. 긴 끝부분도 곡의 표현을 이루는 일부다.

    참고 자료 · Apple Music: Mercury11track edition

이어서 들을 음반

칼리 사이먼의 《No Secrets》와 이어 듣고, 목소리 뒤의 편곡이 감정의 크기를 바꾸는 방법을 비교해 보자.

No Secrets ↗
참고 자료와 편집 안내

음반 정보는 아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감상 제안은 편집적 해석이며, AI 관점별 검수로 실제 독자 조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