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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 Ape

레게·라틴 / 덥과 프로듀서 · 1976

Super Ape

업세터스 / 리 스크래치 페리

이 음반을 듣는 이유

목소리가 사라진 자리에 무엇을 놓을 것인가. 업세터스의 리듬과 페리의 믹싱이 함께 답한다.

음악과 함께 읽기

수록곡 · 미리 듣기

앨범 이야기

지역의 리듬과 음악의 교류

《Super Ape》에서는 베이스가 중심을 잡아도 목소리가 주변으로 물러나지만은 않는다. 합창과 말하듯 이어지는 보컬, 짧게 나타나는 악기들이 리듬 위에 서로 다른 거리를 만든다. 같은 박자를 따라가면서도 귀가 붙드는 대상이 계속 바뀌는 음반이다.

1976년 발표된 업세터스의 이 작품은 리 스크래치 페리가 블랙 아크에서 만든 음악이다. 제작자를 중심에 두고 듣는 덥의 즐거움과 연주 집단의 존재를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다. 페리가 모든 악기를 혼자 연주한 솔로 음반으로 소개하면 리듬을 이루는 여러 사람의 기여가 지워진다.

노래를 다시 배치하는 방식

덥은 기존 녹음의 리듬과 소리를 다시 편집하고 섞어 다른 곡의 경험을 만드는 음악이다. 여기서는 보컬을 지운 반주라는 설명만으로 부족하다. 남아 있는 목소리와 새로 들어오는 소리에 집중하면 노래의 주인공이 한 사람에서 여러 층으로 옮겨 간다. 효과음의 이름을 외우기보다 소리가 나타났다가 물러날 때 베이스의 역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자.

열 곡의 서로 다른 입구

이 글은 〈Zion’s Blood〉에서 출발해 제목 곡으로 끝나는 아일랜드 계열의 열 곡 순서를 따른다. 초반의 합창과 프린스 재즈보의 말맛은 곧바로 다른 인물의 등장처럼 들을 수 있다. 〈Curly Dub〉를 지나 후반으로 넘어갈 때에는 보컬의 유무만 세지 말고, 한 구절이 얼마나 오래 중심을 차지하는지 비교해 보자. 같은 저음 중심의 음악 안에서도 노래의 얼굴은 여럿이다. 제목 곡에 도착하면 첫 곡에서 듣던 목소리의 집단성과 마지막 곡의 인상을 나란히 떠올려 보자. 단순히 베이스가 강한 곡 열 개를 모아 놓았다는 설명보다, 서로 다른 발화와 악기 배치를 이어 놓았다는 관점이 음반의 길을 더 잘 보여 준다.

믹싱과 연주를 함께 듣기

처음에는 드럼과 베이스만 따라가고 다음에는 그 사이를 통과하는 목소리를 골라 들어 보자. 두 번의 감상에서 서로 다른 중심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음반의 재미다. 공간을 만드는 믹싱은 연주를 대신하지 않고 그 연주를 바라보는 위치를 바꾼다. 페리의 기이한 인물상이나 스튜디오 전설을 몰라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다. 소리가 빠지는 순간만큼 다시 들어오는 순간에도 주의를 주면, 덥이 여백과 밀도를 함께 다루는 음악이라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곡으로 읽는 앨범

본편 열 곡을 먼저 듣고 보너스 세 곡은 별도로 이어 듣자. 작은 음량에서도 베이스 선율과 목소리의 위치를 비교할 수 있다.

다른 관점으로 들어보기

먼저 반복되는 리듬과 목소리의 억양을 따라 들어보세요. 익숙하지 않은 언어와 악기는 아래 해설의 배경을 참고하되, 하나의 음반을 그 지역 음악 전체와 동일하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1. Zion’s Blood

    베이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면 이번에는 합창이 만드는 중심을 찾아보자. 여러 목소리가 모이는 구절은 리듬 위의 장식으로만 머물지 않고 곡의 방향을 정한다. UMG의 후대 해설은 데번 아이언스의 〈When Jah Comes〉를 바탕으로 한 리듬과 헵톤스의 보컬을 연결해 설명한다. 이는 모든 소리를 페리 한 사람의 연주로 돌릴 수 없는 구체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합창이 들어오는 자리를, 다음에는 그 앞뒤에서 들리는 반주를 비교해 보자. 가사를 전부 알아듣지 못해도 목소리가 묶이는 방식과 저음이 버티는 길이는 따로 포착할 수 있다. 곡의 신앙적 언어를 막연한 이국적 분위기로 바꾸지 않으면서도, 음악의 구조를 따라 들어갈 수 있는 출발점이다.

    참고 자료 · uDiscover / UMG: Jeff Chairman Mao, 2024 retrospective and rhythm identifications
  2. Croaking Lizard

    프린스 재즈보의 목소리는 선율을 길게 끌기보다 리듬과 말을 맞물리게 한다. 레게에서 이런 발화 중심의 보컬을 토스팅이라고 부른다. UMG 해설이 맥스 로미오의 〈Chase the Devil〉과 연결하는 반주 위에서, 보컬이 바뀌면 곡의 성격도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할 수 있다. 원곡을 먼저 알아야만 즐길 수 있는 암호는 아니다. 한 번은 단어의 뜻 대신 짧은 문장이 끊기는 위치를 따라가고, 다음에는 목소리가 쉬는 동안에도 계속되는 리듬을 들어 보자. 말이 박자를 채우는 구간과 박자에게 자리를 내주는 구간 사이에 곡의 움직임이 있다. 제목을 문자 그대로 해석해 실제 동물 소리가 녹음되었다고 단정할 필요도 없다. 사람의 목소리가 이 곡에서 가장 분명한 길잡이다.

    참고 자료 · uDiscover / UMG: Jeff Chairman Mao, 2024 retrospective and rhythm identifications

이어서 들을 음반

《Heart of the Congos》에서는 같은 제작자의 작업을 보컬 그룹 중심으로 들어 보자.

Heart of the Congos ↗
참고 자료와 편집 안내

음반 정보는 아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감상 제안은 편집적 해석이며, AI 관점별 검수로 실제 독자 조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